카페 조명이라 불리며 DIY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레일 조명.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디자인, 그리고 쉬운 설치 덕에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공간의 중간에 큰 조명을 달아, 그 빛을 공간 전체로 퍼지도록 설치했던 기존의 인테리어 방법과는 다르게, 여러 개의 작은 조명으로 공간을 고르게 비출 수 있다는 것의 레일 조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조명의 개수를 조절하여 공간을 더 밝게, 혹은 더 어둡게 할 수 있는 것은 레일 조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일반 조명과 마찬가지로 어떠한 전구를 달아주느냐에 따라서도 공간의 분위기를 좌우하게 된다. 직접 빛을 쏘아주는 방식이니만큼 밝기나 색감을 잘 고려하여 조명을 설치하는 곳에 어울리는 빛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레일 조명에서는 일반백열전구와 동일한 크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내 마음에 드는 조명을 골라 끼우기가 쉽다. 오늘은 이렇게 다양한 매력을 지닌 레일 조명의 구매부터 설치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실내를 밝고 세련되게 꾸며주는 레일 조명을 활용한 다양한 인테리어 사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레일 조명은 대형 인테리어 용품 매장이나 온라인샵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셀프 인테리어를 도전해 본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비용적으로 가장 부담이 되는 부분이 바로 조명이다. 하지만 레일 조명은 어느 곳을 이용하든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국내 포털사이트 기준, 레일 조명에 사용되는 등은 하나당 약 1만 원, 레일은 5천 원 ~ 7천 원 선, 전구는 1천 원 대에서부터 1만 원 이상까지 매우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 전선이나 기본적인 공구 비용을 따져본다 해도 기존의 인테리어 조명에 비해서 매우 저렴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레일 조명 제품의 가격을 비교할 때는 구성품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업체에 따라 조명 설치에 들어가는 레일 연결을 위한 부속품을 별도로 판매하고 있는 곳도 있어, 제품 설치를 위한 전체 구성품을 고려하여 가격을 산정해야 한다.
레일 조명은 등, 레일, 레일 플러그 및 기타 부속품으로 구성된다. 레일을 연결해주는 연결 부속은 일자, ㄱ자, T자 등 필요에 따라 골라 사용할 수 있다. 부속품의 모양 그대로, 레일을 일렬로 확장할 때에는 일자형 단자, 모서리를 두고 두 레일을 직각으로 연결할 때는 ㄱ자, 레일의 중앙에서 또 하나의 레일이 시작하도록 연결할 때는 T자를 이용하면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전원 단자를 어느 쪽에 연결할 것인지 미리 고민하는 부분이다. 이에 맞게 기존 조명에서 흘러나온 전선의 길이를 조절해야 한다.
조명 설치에 나서기 이전에 천장이 어떠한 소재로 만들어져 있는지도 미리 확인해 두어야 한다. 나무 재질로 이루어져 있을 경우 나사만 사용하여 고정해도 문제가 없으나, 석고보드로 만들어진 천장의 경우에는 석고 앙카를 이용해야 한다. 석고보드용으로 사용되는 이 앙카는 기존의 나사보다 나선형으로 된 돌기 부분이 넓어 석고보드를 더욱 단단히 잡아줄 수 있다. 무엇보다 조명 설치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은 안전이다. 기존 조명을 제거하거나 새로운 조명을 설치하기 전에 전기의 전원을 내려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레일 조명과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LED 전구이다. 기존의 형광등이나 백열등과 비교했을 때, 전력 손실이 매우 적기 때문에 저전력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백열 전구에 비해 소비전력은 8분의 1 밖에 되지 않지만, 반응 시간은 백만 배나 빠르기 때문에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다. LED의 색감은 주광색과 전구색으로 나눌 수 있는데, 주광색은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백색 불빛을 말하고, 전구색은 인테리어 조명에 자주 쓰이는 황색 불빛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은 할로겐 전구이다. 박물관이나 매장에서 포인트 조명으로 자주 사용되는 이 할로겐 전구는, 미량의 할로겐 물질을 이용한 전구로서 일반 램프에 비해 사이즈가 적어 면적이 좁은 공간에 주로 사용된다. LED 전구와 마찬가지로 백열 램프에 비해 수명이 1.5배에서 2배까지 길며, 에너지 효율 또한 매우 높다. 다만 LED 전구와는 달리 발열이 심한 단점이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브라질의 CLAUDIA ALBERTINI & CHRIS SILVEIRA ARQUITETOS은 좁은 공간을 활용한 도시적인 느낌의 인테리어를 선보이고 있다. 블랙과 레드 컬러를 포인트로 사용한 이 아파트는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 좌우의 폭은 좁으면서 안쪽으로 깊숙이 뚫린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긴 직사각형 모양의 공간을 몇 개의 조명으로 나누어 비추는 대신, 현관부터 베란다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레일 조명을 이용하여 골고루 조명을 달아 주었다.
천장에 두 줄을 만들며 달린 레일 조명은 아파트 내부에 빛을 골고루 쏘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길쭉한 공간의 특징을 잘 이용해 내부를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아파트의 인테리어를 살펴보면 끝처리가 부드럽게 마감된 둥근 형태의 도형 대신 직선이나 사각형, 삼각형 등 뾰족한 느낌의 도형을 사용하여 모던하면서 시원한 인테리어를 추구하려 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송파구의 한 도시형 생활주택. STRAKX ASSOCIATES에서 작업한 이 주택은 노출 콘크리트를 이용하여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의 느낌을 가득 살리고 있다. 기존의 노출 콘크리트 기법에 비해 광택이 돌게 함으로써 공간이 조금 더 밝아 보이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특이한 점은 바닥까지도 벽면과 같은 기법으로 투박한 느낌을 한껏 풍기도록 디자인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주거 공간인 만큼, 차갑게만 보일 수 있는 콘크리트 벽면과 대조되는 원목 가구를 이용하여 공간에 온기를 불어 넣었다.
여기에서 인더스트리얼한 감각의 더욱 강하게 나타내는 것이 바로 레일 조명이다. 레일이 주는 모던하면서도 무심한 느낌이 콘크리트 벽면과 잘 어울려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레일에 달린 등에 각도나 간격을 조절하지 않고 통일성 있게 설치한 것 또한 하나의 포인트가 되어 공간의 모던함을 극대화하고 있다.
옅은 그레이 톤의 벽지와 카펫, 그리고 블랙에 가까운 다크 그레이 소파와 블랙 컬러의 스틸 소재 인테리어 소품들이 모던 인테리어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 거실은 폴란드의 FAMM DESIGN가 연출하였다. 앞서 소개한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사례와 비교하여 본다면, 소파나 카펫, 그리고 커튼을 이용하여 딱딱한 공간에 부드러운 촉감을 더하였다는 점이다. 위와 동일하게 노출 콘크리트를 이용하고 있지만, 원목 바닥재를 사용하여 따뜻한 감성을 주면서도 모던 인테리어의 특징인 심플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 공간에서 쓰인 레일 조명은 유난히 밝기가 약하다. 거실에서 풍기는 아늑하고 안정감 있는 느낌은 바로 이 은은한 조명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넓은 거실을 골고루 비출 수도 있었지만, 세 개의 화분이 놓은 구석, 그루터기 모양의 테이블이 있는 중심 등 포인트를 주고 싶은 공간에만 빛을 쏘고 있다. 이러한 인테리어 기법은 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유용한 아이디어이다.
화이트 컬러의 레일 조명은 블랙 컬러가 주는 매트한 느낌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우크라이나의 BRO DESIGN STUDIO는 다크 그레이 컬러의 네모난 천장 주변으로 둘러가며 흰색 레일을 깔아주었다. 다크 그레이와 화이트가 만들어내는 조화로 사진에 보이는 침실은 모던 인테리어의 정석을 보여준다.
이렇게 레일 조명의 색상 선택은 공간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는 블랙 컬러의 경우, 밝은색의 벽면 컬러를 선호하는 국내 실내 공간에 가장 잘 어울린다. 어떠한 스타일의 인테리어에나 잘 어울림은 물론, 레일 조명이 가진 디자인이 주는 모던한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컬러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옐로우나 레드 컬러를 이용하여 조명을 강조하는 사례도 종종 눈에 띈다. 단순히 공간을 밝히는 용도가 아닌, 포인트 인테리어 소품으로서 레일 조명은 유용한 아이템이 될 수 있다.
